한 주의 말씀

한 손에는 흙손, 한 손에는 칼

느헤미야의 백성들은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파수꾼을 세웠습니다. 한 손에 일을, 한 손에 병기를 들었던 사람들이 들려주는, 내 몫과 하나님 몫에 관한 이야기.

함께 보는 말씀

느헤미야 4:17성을 건축하는 자와 담부 하는자는 다 각각 한 손으로 일을 하며 한 손에는 병기를 잡았는데

출애굽기 14:15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어찌하여 내게 부르짖느뇨 이스라엘 자손을 명하여 앞으로 나가게 하고

야고보서 2:17이와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

01

기도만 하고 멈춰 서 있을 때

느헤미야는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산발랏과 도비야는 조롱했고, 대적들은 언제 기습해올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위기 앞에서 사람이 택하기 쉬운 길은 둘 중 하나입니다. 기도 없이 싸우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도만 하거나. 그런데 느헤미야의 백성들은 둘 다 택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우리 하나님께 기도하며 저희를 인하여 파숫군을 두어 주야로 방비하는데.”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파수꾼을 세웠습니다.

우리는 종종 기도를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로 삼습니다. 힘든 일이 닥치면 최소한의 노력만 하고 손을 놓아버립니다. 기도했으니 하나님이 알아서 해주시겠지, 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성경에는 하나님이 바로 그런 태도를 향해 말씀하신 장면이 있습니다. 홍해 앞에 선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 군대에 쫓겨 부르짖었을 때입니다. “너는 어찌하여 내게 부르짖느뇨 이스라엘 자손을 명하여 앞으로 나가게 하고.” 부르짖는 것 자체는 잘못이 아닙니다. 문제는 멈춰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바다를 가르시는 것은 하나님의 몫이었지만, 그 갈라진 바다로 걸어 들어가는 것은 사람의 몫이었습니다. 내 할 일을 대신해 주는 기도는, 믿음이 아니라 믿음의 옷을 입은 회피일 때가 많습니다.

02

한 손에는 흙손, 한 손에는 칼

느헤미야의 백성들은 이 균형이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보여줍니다. 그들은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기도만 하고 성벽 앞에 멍하니 서서 돌이 저절로 쌓이기를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느헤미야 4장 17절은 그 모습을 한 장면으로 담아냅니다. “다 각각 한 손으로 일을 하며 한 손에는 병기를 잡았는데.” 건축하는 자들은 허리에 칼을 찬 채 벽돌을 쌓았습니다. 한 손에는 흙손, 한 손에는 칼이었습니다.

믿음의 삶을 이보다 더 정확하게 그린 그림이 있을까요.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과 내가 힘써 일하는 것은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한 사람의 두 손에, 같은 순간에, 함께 들려 있었습니다. 백성들은 하나님이 성벽을 대신 쌓아주시기를 기다리며 손을 놓지 않았고, 자기 힘만 믿고 기도를 멈추지도 않았습니다. 성벽은 오십이 일 만에 완공되었습니다. 사람의 손이 흙손을 놓지 않았기에, 그리고 하나님이 그들이 쌓은 돌 한 층 한 층 위에 은혜를 더하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03

내가 할 일, 하나님이 하실 일

야고보는 이 진리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이와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 기도는 행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진짜 믿음은 행함으로 드러납니다.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 있습니다 — 준비하고, 손을 쓰고, 다음 걸음을 내딛는 일. 그리고 오직 하나님만 하실 수 있는 몫이 있습니다 — 바다를 가르시고, 성벽을 지키시고, 사람의 손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자람을 주시는 일.

문제는 이 두 몫을 혼동할 때 생깁니다. 내 몫까지 하나님께 미루면 믿음은 게으름이 되고, 하나님의 몫까지 내가 하려 들면 성실은 교만이 됩니다. 내가 할 일을 다한 후에 드리는 기도가 가장 정직한 기도입니다. 내가 드릴 수 있는 것을 이미 드린 뒤에, 오직 하나님만 주실 수 있는 것을 구하는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함께 나누는 질문

1.

지금 내가 기도하고 있는 그 일 가운데, 사실은 하나님이 내가 먼저 움직이기를 기다리고 계신 부분은 없습니까?

2.

이번 한 주, 내 손에 들려야 할 흙손은 무엇입니까 — 내가 감당해야 할 구체적인 일은 무엇이고, 그 결과 중 하나님께 맡겨 드려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3.

반대로, 칼만 붙든 채 기도를 잊고 있는 영역은 없습니까 — 내 힘과 계획만 의지한 채 하나님을 찾지 않는 자리는 어디입니까?

마침 기도

주님, 주님이 이미 우리에게 맡기신 일 앞에서 손을 놓은 채 기도만 했던 때를 용서해 주옵소서. 반대로 주먹을 꽉 쥐고 일만 하며 기도를 잊었던 때도 용서해 주옵소서. 흙손과 칼을 함께 드는 법을 가르쳐 주옵소서. 우리의 몫은 성실히 감당하고, 주님의 몫은 온전히 신뢰하게 하옵소서. 바다는 주님이 가르셨지만 걸어 들어간 것은 백성이었고, 성벽은 주님이 지키셨지만 쌓은 것은 백성의 손이었습니다. 일하는 손과 기도하는 마음을 우리에게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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